《정신의학의 혁명: 소라진의 발견과 항정신병제의 탄생》.
정신의학의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전환점 중 하나인 소라진(Thorazine)의 발견과 그 영향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로렌 슬레이터가 저술한 《블루 드림스》의 내용을 바탕으로 합니다.
정신의학의 암흑기
20세기 중반까지 정신질환 치료는 매우 원시적이고 비인도적인 방법들이 주를 이뤘습니다:
- 인슐린 혼수치료: 인슐린 과다 투여로 혼수상태 유도
- 전기경련치료: 고압 전류로 발작 유발
- 얼음찜질, 냉각목욕
- 구속복 사용
- 전두엽 절제술: 뇌 일부를 절제하는 수술
이러한 방법들은 효과가 불확실했고 환자에게 큰 고통을 주었습니다. 당시 의사들은 정신질환의 원인을 영혼이나 체액의 불균형으로 여겼기 때문에, 약물로 치료할 수 있다는 발상 자체가 없었습니다.
소라진 발견의 배경
소라진 발견의 역사는 19세기 중반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 메틸렌블루 염료 발견: 신경세포에만 선택적으로 작용
- 1899년 이탈리아 의사 보도니가 메틸렌블루로 정신병 환자 치료 시도
- 1904년 바르비투르산 개발로 메틸렌블루 연구 중단
- 1930-50년대 프랑스 제약회사 론풀랑크에서 항히스타민제 연구 재개
앙리 라보리의 역할
프랑스 군의관 앙리 라보리는 수술 중 쇼크를 줄이기 위해 항히스타민제 프로메타진을 사용했습니다. 그는 프로메타진이 환자에게 “행복한 고요”를 준다는 사실을 발견했고, 이를 론풀랑크 사에 알렸습니다.
클로르프로마진(소라진)의 탄생
1950년, 론풀랑크의 화학자들은 프로메타진을 개량해 클로르프로마진을 합성했습니다. 이 약물은:
- 동물실험에서 조건반사를 억제하는 효과 보임
- 진정 효과가 강하면서도 의식은 유지됨
- 1951년 임상시험 시작
최초의 임상시험
- 라보리가 “무기력 칵테일”에 소라진을 추가해 사용
- 한국전쟁 중 미군 구급약으로 사용되었으나 부작용으로 중단
- 정신과 의사 코닐리아 카르티가 자원해 직접 복용 실험
카르티의 실험 결과:
- 초기: 죽을 것 같은 고통
- 1시간 후: 행복감, 편안함 느낌
- 정서적 변화: 낙천적, 무덤덤해짐
- 지각은 정상이나 모든 것이 “여과되어” 들어옴
- 부작용: 무기력, 말하기 어려움 등
이 실험을 통해 라보리는 소라진이 정신질환 치료에 효과가 있을 것이라 확신하게 됩니다.
정신과에서의 사용
라보리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초기에는 많은 정신과 의사들이 소라진 사용을 꺼렸습니다. 그러나 점차 그 효과가 입증되면서 사용이 확대되기 시작했습니다.
소라진의 정신과적 사용
라보리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초기에는 많은 정신과 의사들이 소라진 사용을 꺼렸습니다. 그러나 점차 그 효과가 입증되면서 사용이 확대되기 시작했습니다.
1952년 5월, 파리의 생트안 병원에서 정신과 의사 장 들레Jean Delay와 피에르 드니케Pierre Deniker가 소라진을 조현병 환자들에게 투여하기 시작했습니다[1]. 그들은 놀라운 결과를 목격했습니다:
- 환자들의 환각과 망상이 줄어들었습니다.
- 공격성과 흥분 상태가 감소했습니다.
- 일부 환자들은 의사소통이 가능해졌습니다.
들레와 드니케는 이 결과를 1952년 5월 26일 파리 의학회에서 발표했고, 이는 정신의학계에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미국으로의 전파
소라진의 성공 소식은 곧 대서양을 건너 미국에 전해졌습니다. 1953년 초, 미국의 정신과 의사 하인츠 레만Heinz Lehmann이 몬트리올의 베르다운 병원에서 소라진을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1].
레만은 소라진이 조현병 환자들에게 미치는 극적인 효과를 목격했고, 이를 널리 알렸습니다. 그의 노력으로 소라진은 미국 전역의 정신병원에 빠르게 보급되기 시작했습니다.
소라진의 영향
소라진의 등장은 정신의학 역사상 가장 중요한 사건 중 하나로 평가됩니다. 그 영향은 다음과 같습니다:
- 정신병원의 변화:
- 환자들의 상태가 호전되면서 병원 분위기가 크게 개선되었습니다.
- 구속복, 격리실 등의 사용이 줄어들었습니다.
- 탈시설화 운동의 촉진:
- 많은 환자들이 퇴원하고 지역사회로 복귀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 대규모 정신병원의 필요성이 감소했습니다.
- 생물정신의학의 발전:
- 정신질환이 뇌의 화학적 불균형에서 비롯될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었습니다.
- 새로운 정신과 약물 개발 연구가 활발해졌습니다.
- 정신질환에 대한 인식 변화:
- 정신질환이 치료 가능한 의학적 상태라는 인식이 확산되었습니다.
부작용과 한계
소라진의 획기적인 효과에도 불구하고, 심각한 부작용들이 보고되기 시작했습니다:
- 파킨슨병과 유사한 운동장애
- 지연성 운동장애(tardive dyskinesia)
- 체중 증가와 대사 이상
- 심혈관계 문제
이러한 부작용들로 인해 많은 환자들이 약물 복용을 중단하거나 거부하는 사례가 늘어났습니다.
새로운 항정신병제의 개발
소라진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제2세대 항정신병제(비정형 항정신병제)가 개발되었습니다:
- 클로자핀(Clozapine)
- 리스페리돈(Risperidone)
- 올란자핀(Olanzapine) 등
이들 약물은 소라진보다 부작용이 적고 효과가 우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여전히 완벽한 해결책은 아닙니다.
정신약리학의 미래
저자는 책의 후반부에서 정신약리학의 미래에 대해 논의합니다:
- 맞춤형 치료:
- 유전자 검사를 통해 개인에게 가장 적합한 약물을 선택하는 방식
- 새로운 작용기전의 약물:
- 글루타메이트 시스템을 타겟으로 하는 약물 등
- 정신치료와의 결합:
- 약물치료와 심리치료를 효과적으로 결합하는 방식
- 윤리적 고려사항:
- 인지능력 향상 약물 등의 사용에 대한 윤리적 논의
결론
소라진의 발견은 정신의학의 역사를 크게 바꾸어 놓았습니다. 그것은 정신질환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근본적으로 변화시켰고, 수많은 환자들의 삶을 개선했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소라진은 정신과 약물의 한계와 위험성도 보여주었습니다. 저자는 이를 통해 우리가 정신건강에 대해 더 깊이 있고 균형 잡힌 접근을 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정신의학의 미래는 약물의 발전뿐만 아니라, 심리사회적 접근, 환경 개선 등 다양한 요소들의 조화로운 발전에 달려 있다는 것이 이 책의 중요한 메시지입니다.
책 《블루 드림스》는 항정신병제 소라진(클로르프로마진)의 발견과 그것이 정신의학에 미친 혁명적인 영향에 대해 다루고 있습니다.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 소라진 발견 이전의 정신의학 치료법
- 20세기 중반까지 정신질환 치료는 매우 원시적이고 비인도적인 방법들이 주를 이뤘습니다.
- 소라진의 발견 과정
- 19세기 중반 메틸렌블루 염료 발견부터 시작된 역사를 설명합니다.
- 프랑스 제약회사 론풀랑크에서의 항히스타민제 연구가 소라진 개발로 이어졌습니다.
- 소라진의 효과와 영향
- 조현병 등 정신질환 환자들의 증상을 극적으로 개선시켰습니다.
- 정신병원의 환경을 크게 변화시키고 탈시설화 운동을 촉진했습니다.
- 정신의학의 패러다임 변화
- 정신질환이 뇌의 화학적 불균형에서 비롯될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었습니다.
- 생물정신의학의 발전을 이끌었습니다.
- 소라진의 한계와 새로운 항정신병제의 개발
- 소라진의 심각한 부작용들이 보고되었습니다.
- 이를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세대의 항정신병제가 개발되었습니다.
- 정신약리학의 미래 전망
- 맞춤형 치료, 새로운 작용기전의 약물 개발 등을 논의합니다.
이 책은 소라진의 발견을 중심으로 정신의학의 역사적 변화와 발전 과정, 그리고 미래 전망을 포괄적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저자는 정신의학의 발전이 단순한 진보의 역사가 아니라 복잡하고 때로는 모순적인 과정이었음을 보여주며, 정신건강에 대한 더 깊이 있고 균형 잡힌 접근의 필요성을 강조합니다.